구하라 설리 사망으로 불거진 인스타그램, SNS 악성댓글, 여성혐오 문제

젊은 여성 연예인들의 잇단 자살로 인한 사망 소식으로 충격에 빠져 있습니다. 지난 10월 설리의 자살에 이어 24일에는 구하라가 역시 자살로 삶을 내려 놓으며 안타까움과 함께 위험 수위를 넘어선 여성 혐오와 SNS를 통한 악성 댓글의 폐해도 함께 부각되고 있습니다. 앞길이 창창한 젊은 여성들이 왜 이런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되었는지 문제점과 해결책은 없는지 생각해 보게 됩니다.

고 구하라

연예인들의 자살


우리 나라의 자살률은 OECD 회원국으로 한정해 봐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높은 것은 잘 알려져 있는 사실입니다. 2018년 기준으로 세계 1위를 기록하고 있으니 정말 우울한 소식이 아닐 수 없습니다. 통계 자료에 따르면 인구 10만명당 자살자 수는 26.6명으로 OECD 평균 자살자 수 11.5명을 두 배 이상 훌쩍 뛰어 넘고 있습니다. 매일 37.5명 가량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며 세상을 등지고 있다는 것인데 주위를 들러봐도 자살 소식이 너무 많은 것 같습니다. 이런 와중에 대중들에게 영향을 끼치는 연예인 들의 자살 또한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나 우려가 큰 상황입니다. 연예인들의 자살을 모방심리를 일으켜 자살률 증가에 일조를 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여기에 선정적인 언론의 자살 보도 또한 심각한 문제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심각한 수준의 한국 자살률

2000년 이후 자살로 삶을 마감한 연예인 만해도 4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일일이 누가 그랬는지 거론하기도 힘들 정도입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충격적이었던 것은 당대의 최고 탤런트였던 최진실의 죽음이었습니다. 그녀는 2008년에 세상을 떠났는데 그의 사망 이후 바로 다음날 목숨을 끊은 이가 78명이었다는 기록도 있는 것을 보면 엄청난 파장을 일으켰던 사건입니다. 그의 죽음의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겠으나 남편이었던 조성민과의 불화, 이혼 그리고 배우 안재환의 사망 관련된 거짓 소문이 퍼지고 이 허위 소문에 대한 심적 고통과 소송 등으로 시달리다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된 것입니다. 그녀 뿐만 아니라 남동생이었던 최진영과 전 남편 조성민 역시 자살로 생을 마감하며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던 연예인이었습니다.

고 최진실

구하라 설리 사망


SNS나 스마트폰이 지금처럼 일상화 된 때가 아닌 당시에도 허위 사실과 소송으로 인하여 괴로워하며 결국 세상을 등졌던 것인데 11년이 지난 지금 2019년 가을에만 두 명의 연예인이 목숨을 끊었으니 바로 구하라와 설리입니다. 두 명 모두 인기 걸그룹 출신으로 활발한 연예 활동을 이어가던 중이라 더욱 충격이 클 수 밖에 없었는데 인스타그램 같은 SNS를 통한 악성 댓글과 법적 공방 등이 이어지며 극단적인 선택에 이르게 되었다는 점에서 최진실의 사례와 비교해도 큰 차이는 없는 것 같습니다.

다정했던 구하라와 설리

설리의 자살 소식도 충격적이었지만 그녀의 죽음을 추모하며 열심히 살아 가겠다는 의지를 보여주었던 구하라 마저 그의 뒤를 따라 가는 것을 보며 많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과연 그들이 그런 선택을 한 것이 개인적인 고통을 이기지 못해서만 그런 것인지 아니면 왜곡된 여성 혐오, 여성의 일방적인 피해 등으로 작용한 것은 아닌지 깊은 성찰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고 구하라
고 설리

인스타그램 SNS댓글 문제


일반인들도 그렇지만 연예인들도 인스타그램 같은 SNS를 많이 이용하며 팬들과 소통하는 창구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특히 연예인들의 SNS은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며 팔로워도 상당히 많은 편입니다. 연예인들이 올리는 글과 사진에 댓글을 달며 함께 대화하고 응원도 할 수 있는데 문제는 악성 종양과 같은 댓글 들도 함께 달리며 심적인 고통을 안겨준다는 것입니다. 그냥 무시하면 되지 않느냐 하는 의견도 있지만 그렇게 하기 쉽지 않는 것이 현실입니다. 무플보다는 차라리 악플이 낫다는 얘기도 있지만 악플도 악플 나름입니다. 연예인들도 똑 같은 사람이고 사랑과 연애를 하고 가정을 꾸려 가며 행복한 삶을 꾸려가야 할 존재들인데 대중들은 그런 일상적인 부분에 과도한 관심을 가지고 지나치리만치 가혹한 평가와 악플을 쏟아 냅니다. 특히 여성 연예인들이 더 많은 피해를 보고 있는데 이는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니기도 합니다. 또한 이런 과정을 생중계 하듯이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제목을 뽑으며 기사화 하는 언론의 행태도 역시 큰 문제임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여성 혐오 문제


조선 시대 병자호란으로 왕이 적의 우두머리에게 무릎을 끓은 역사적 사실은 매우 치욕적이 역사인데 여기에서 파생되었던 환향녀 문제 또한 여성을 존중하지 않았던 여성 혐오와 다를 바 없는 사건이었습니다. 청으로 끌려갔던 여인들이 자기들이 좋아서 간 것도 아니고 무능한 나라에 살고 있었던 이유로 그랬던 것인데 여성들에게 정절을 요구했던 고리타분한 유교 국가 조선은 그녀들이 천신만고 끝에 고국 조선으로 돌아왔음에도 불구하고 따뜻하게 품어주기는커녕 몸을 더럽힌 여인이라며 배척하였고 환향녀라 부르며 업신여기기만 하였던 것입니다. 오늘날 여성을 비하하는 용어로 쓰이는 화냥녀는 여기에서 유래된 아픈 역사의 산물입니다.

우리 역사의 슬픈 그늘 환향녀
여성 혐오

제 역할을 못하는 한국의 법원


구하라의 경우 남자친구와 다툼이 있었고 그 와중에 법적 소송이 진행되었는데 남자친구가 촬영했던 사생활 동영상 유포 건과 맞물리며 큰 심적 고통을 겪었던 것 같습니다. 그로 인하여 사건의 본말과는 전도된 구하라 동영상 구하기 등의 도를 넘은 관음 행태가 있었고 이는 그녀가 세상을 등지는 계기로 작용한 것입니다. 문제는 버팀막이 돼주어야 할 법원마저 동영상 유포 협박을 했던 남자친구에게 무죄를 선고하였다는 것입니다. 법원마저 그녀를 짓밟은 것입니다. 그 기저에는 여성 혐오가 도사리고 있는데 성적인 문제로 피해를 입은 당사자가 오히려 오명을 뒤집어 쓰며 더러운 존재로 격하되는 것인데 법원, 언론, 사회 누구도 여성 피해자를 두둔하거나 감싸주지 않는 것입니다. 이런 현실에서 또 다른 유사 사례가 재발되지 않을 것 같지 않습니다.

법원의 존재 이유는 무엇인가.

두 여성 연예인의 안타까운 소식을 보며 우리 사회가 한층 더 성숙해지고 차분하게 반성하는 시간을 가지기를 바랍니다. 사회적인 타살과 다를 바 없는 악플과 관대한 불법 동영상 촬영과 유포에 대하여 개인간의 문제로만 볼 것이 아니라 법의 테두리에서 엄중한 처벌을 내리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겠습니다. 또한 악플 차단을 위한 시스템 보완 등의 조치도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고인이 된 두 연예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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