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쿠르드족 공격 이유와 쿠르드족 비극의 역사. 미국의 동맹을 보는 시각

터키가 시리아 북동부 지역에 살고 있는 쿠르드족의 거점을 공격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그 이면에는 역사상 단 한 번도 자신들의 나라를 세우지 못했던 민족의 설움과 그 민족의 근원을 무너뜨리고 자신들의 영역을 지키기 위한 터키의 속셈, 더 나아가 모든 것을 돈과 관련 이해 관계만 따지고 있는 트럼프 식의 동맹 관이 섞여있는 복잡한 사정이 내재되어 있습니다. 터키는 왜 나라도 없는 쿠르드족을 공격하는지 그들은 누구인지 미국의 동맹을 보는 시각에 대하여 살펴 보도록 하겠습니다.

쿠르드족 좌절과 비극의 역사

쿠르드족은 엄연히 그들의 언어를 간직하고 있는 민족인데 역사상 한번도 그들만의 독립 국가를 세워본 적이 없는 비운의 민족입니다. 혈통적으로는 이란쪽 페르시아 혈통과 유사하다고 하지만 전통적으로 그들이 터전 삼아 살아왔던 오늘의 터키에서 많이 살아왔기 때문에 터키와 밀접한 관계를 주고 받으며 살아 왔습니다. 터키는 과거에는 오스만 투르크라는 대제국이었으며 여러 민족을 통치하였는데 그 중 하나였던 쿠르드족도 쿠르디스탄이라는 일종의 자치구를 기반으로 삼아 명맥을 유지하여 왔습니다.

쿠르드족 분포도
쿠르드족 거주 구역내 깃발

이용당하기만 한 쿠르드

1차 대전이 발발하면서 영국은 오스만 제국을 무너뜨리기 위하여 쿠르드족을 이용하였는데 바로 자기들에게 협력할 경우 독립국가를 세워주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쿠르드족이 영국 등 연합국 편에 서서 피 흘려 목숨바쳐 가며 열심히 싸웠을 것입니다. 그러나 전쟁이 끝나고 영국을 비롯한 서방세계는 쿠르드족의 열망을 외면하고 이들이 살고 있던 지역을 오늘날의 터키, 이란, 이라크, 시리아 등 4개국으로 분리하여 그들 영토에 살게 합니다. 나라를 세워주기는커녕 오히려 기반을 더 축소시키며 쪼그라들게 만든 것입니다. 인구도 대략 3천만에서 4천만으로 적지 않은 인구이며 이들이 거주하고 있던 지역도 지역적으로는 결코 적지 않은 땅인데 이 지역에서 유전 등이 발견되면서 지정학적 가치가 올라가며 나라 없던 민족에게 굳이 나라를 새로 세워주고 싶지 않았던 것입니다. 이렇게 영국에게 배반을 당하여 나라를 세울 절호의 기회를 날려 버린 것이었습니다. 나라가 한번도 없던 민족의 설움입니다.

이미 나라를 세워 오랫동안 살아왔던 터키 등 다른 나라들도 이들이 눈의 가시 같은 존재였을 것입니다. 가장 많은 쿠르드족이 살고 있는 지역은 터키로 이 지역에만 약 1,800만명으로 전체의 45% 정도가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나마 이란에서는 종교적으로 이슬람교 수니파와 같은 정파라 탄압이 덜하지만 터키에서는 엄청난 탄압을 받으며 살아왔습니다. 터키에서는 공식적으로 이들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쿠르드족이 똘똘 뭉쳐 독립국가를 세우려는 시도를 절대 용납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들의 기반이 무너질 수도 있으니까요. 이는 중국이 위구르족이 살고 있는 신장 자치구와 티벳 자치구에 대하여 자행하고 있는 탄압과일맥 상통하는 부분입니다.

인정받지 못하는 그들의 나라, 국기

터키의 쿠르드족 공격을 방관하는 미국

시리아 북동부 지역을 거점으로 살아 왔던 쿠르드족은 이 지역에서 한때 맹위를 떨쳤던 이슬람 국가(IS)세력을 몰아내기 위한 미국에 협조하며 상당한 전공을 올린 바 있습니다. 쿠르드족 민병대인 ‘인민수비대’가 큰 활약을 떨치며 미국이 자기들을 도와 독립국가를 세우는데 힘이 되어줄 것으로 믿었던 것 같습니다. 미국이 실제로 영국처럼 약속을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그들에게 큰 위협이 되는 터키를 견제하고 어느 정도의 자치를 허용하면서 살 수는 있게 환경을 만들 수는 있었을 것입니다. 터키는 예전부터 계속하여 위협이 되는 쿠르드 민병대를 소탕하려고 하였으나 시리아에 주둔하고 있던 미군과 미국의 반대로 뜻을 이루지는 못하고 있었습니다.

쿠르드 민병대
트럼프와 터키 대통령 에르도안
시리아 주준 미군앞에서 항의하고 있는 쿠르드족

터키가 쿠르드족 거점을 공격하는 이유

그러나 트럼프가 시리아에서 전격적으로 미군 철수를 지시하면서 상황이 급변하여 터키는 현재 시리아 지역에 있는 쿠르드족 거점을 공격하며 공세의 수위를 높여가고 있는 것입니다. 한마디로 그들의 존재를 인정할 수 없으며 이 참에 싹을 제거하려는 것입니다. 시리아는 자국 영토로 쳐들어 오는 터키군에 대해서 어떤 항의의 표시도 없으며 오히려 수수방관하고 있습니다. 그들도 쿠르드족이 세력을 키워 독립국가를 세우려는 것을 보고만 있을 수는 없는 것입니다.

터키군

쿠르드족은 또 한번 배신을 당한 것 같은데 그렇다고 해도 나라도 없는 민족이다 보니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것 말고는 딱히 다른 방법이 있을 것 같지도 않습니다. 미국은 겉으로는 터키를 비난하며 경제 재제 등을 내세우고 있으나 사실상 터키의 군사행동을 용인한 입장이라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구심점 없는 쿠르드는 어려운 상황에 빠진 것이 분명해 보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다른 나라들의 도움을 받을 수도 없는 상황이라 더욱 그럴 것 같습니다. 국제정치는 참으로 냉혹한 것입니다.

공격당하는 쿠르드 거점
피난길에 나서는 쿠르드 난민들

동맹은 쉽다는 트럼프의 주장

트럼프는 한술 더 떠 미국이 쿠르드족에 쏟아 부은 돈이 얼마인진 아느냐, 그들은 2차대전에서 미국에 기여한 바가 없다며 선을 긋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전통적인 동맹국가들에게도 미국이 엄청난 부담을 지고 있다며 다시 불만을 터뜨리고 있습니다. 그에게 동맹은 언제든지 내버릴 수 있는 헌신짝 같은 것입니다. 동맹국가들이 오히려 미국을 이용하여 왔다며 비판을 계속 하고 있습니다. 주한 미군 방위비 분담 문제를 바라보는 그의 시각도 다를 바 없습니다. 모든 것을 돈으로 바라보는 그의 관점에서 타국에서 주둔하는 자국 군대에 들어가는 비용이 그저 아까운 것입니다. 필요하다면 너희들이 돈을 더 내라 아니면 빼겠다 이런 입장인 것 같습니다.

한미동맹은 오랜 동안 이어져 온 관계입니다. 동북아 지정학적 위치상 중요한 동맹이지만 미국의 새로운 방향과 시각이 계속 전해지면서 흔들거리고 있음을 느끼게 됩니다. 한국도 자주 국방의 능력을 키워야 할 것이며 한미동맹의 왜 필요한지 중요성을 알리며 계속 유지할 수 있도록 협상력을 키워 나가야 할 것입니다. 쿠르드족의 비극은 시사하는 점이 참 많은 소식인 것 같습니다.

이 글을 공유하기

댓글

Designed by JB FAC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