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기생충 아카데미 작품상, 봉준호 감독 아카데미 감독상 수상, 아카데미 4관왕 달성

며칠 전 2020 아카데미 시상식 수상 가능성 관련 포스팅을 하며 영화 기생충이 국제영화상과 감독상 부문에서 상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 바 있는데 두 상은 물론이고 최고 영예인 작품상과 각본상까지 받으며 4관왕에 오르는 쾌거를 알려 왔습니다. 한국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오늘의 소식은 정말 기쁜 소식이 아닐 수 없습니다. 영화 기생충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과 봉준호 감독의 감독상 수상 등 영광스러운 오늘을 기억하기 위해서라도 포스팅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기생충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

2020 아카데미 시상식 성황리에 종료


미국에서 열리는 아카데미 시상식은 사실 국제영화제와는 다소 거리가 있는 미국적인 헐리우드를 기반으로 하는 미국적인 영화제입니다. 최근에는 조금씩 흑인과 성적 소수자들을 다룬 영화들을 작품상으로 선정하면서 문호를 넓혀가고 있는데 그래도 기본적인 주류는 백인들이 만든 영화 서구적인 소재를 다른 영화를 선호해 왔으며 이는 공공연한 사실이기도 합니다. 미국의 영화는 세계 영화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데 블록버스터로 대표되는 고예산 영화를 제작하며 규모로도 다른 나라들을 압도하고 있습니다. 미국 영화는 현재 세계 영화시장에서 60% 정도를 점유하고 있습니다.

아카데미상 트로피

이렇게 양적으로 엄청난 규모를 자랑하고 있는 미국 영화는 미국 로스앤젤레스 헐리우드를 중심으로 제작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영화 산업의 중심에 아카데미 영화제(Academy Awards)가 있습니다. 국제영화제는 아니라 미국 영화를 중심으로 하는 미국 영화 시상제로 볼 수 있는데 파급력이 큰 것이 미국영화의 시장 규모 때문에 그렇습니다. 칸, 베를린, 베니스 영화제 등 3대 영화제와 다른 점이 있다면 아카데미 영화제는 전년에 개봉했던 작품들을 대상으로 한다는 것입니다. 다른 3대 영화제는 개봉 전인 작품들에 대하여 시상을 하게 됩니다. 영화 기생충은 아직 개봉 전에 칸 국제 영화제에서 작품상 격인 황금 종려상을 수상한 바 있습니다. 당시 봉준호 감독은 아직 개봉전인 영화라 영화제를 통하여 스포일러가  새나가지 않도록 각별히 신경을 썼다고 합니다.

칸 영화제 수상

2020년 아카데미 영화제는 현지시간으로 2020년 2월 9일 18시에 시작되어 성황리에 종료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날은 한국 영화에 길이 남을 금자탑을 쌓은 날이 되었습니다.

영화 기생충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


아카데미 본 상 시상식에서는 총 25개 부문의 상이 있습니다. 작품상은 보통 5개 정도의 후보가 경쟁하는 다른 부문과 비교하면 경쟁 후보도 9개나 되고 하이라이트인 만큼 시상식에서도 제일 나중에 호명되는 상입니다. 전년에 발표되었던 수많은 영화들 중 후보로 선정되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것이며 실제 한국 영화 사상 작품상 후보에 올라온 작품은 영화 기생충이 유일합니다. 이번에 후보로 올라 왔던 작품들은 영화 기생충 외에 가장 강력한 경쟁작이었던 ‘1917’, ‘조커’, ‘조조래빗’,’아이리쉬맨’,’작은 아씨들’,’결혼이야기’,’포드VS페라리’,’원스어판어타임인 헐리우드’ 등이었습니다.

아카데미 작품상 후보작

사실 영화 기생충이 작품상 후보에 올라 갈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도 있었습니다. 아무리 칸 영화제를 비롯하여 세계 유수 영화제에서 수많은 수상을 했다고는 하지만 아카데미 영화제는 조금 다른 차원이기 때문이었는데, 그것은 헐리우드에서 제작된 영화도 아니고 자본, 인력 그 어떤 부분에서도 관련이 없었기 때문에 미국 영화를 선호하는 아카데미에 어필할 수 있을까 하는 것이었습니다. 더욱이 미국에서 상영되는 영화들은 자막을 입힌 즉 외국어 영화는 분명히 한계가 있었던 것이 현실이었습니다.

그러던 것이 골든글로브에서 외국어 영화상을 수상하고 미국 지역에서의 흥행도 성공하면서 결국 작품상 등 6개 부문 후보에 오르는 기염을 토해냅니다. 그 기세를 몰아 영국 아카데미에서도 각본상, 외국어 영화상을 받으며 수상의 가능성을 높여왔습니다. 대부분의 현지 언론은 작품상으로 샘 멘데스 감독의 ‘1917’이 받을 것이라고 전망하였는데 시상식이 가까워 질수록 기생충이 1917과 경합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나 더욱 기대를 높이게 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2020 아카데미 시상식 마지막 발표에서 기생충이 작품상으로 호명되며 새 역사를 쓰게 되었습니다. 기생충은 여러 모로 새 기록을 세웠는데 아시아 영화 최초로 작품상, 외국어 영화로 제작된 작품중 최초 작품상, 64년 만에 칸 영화제와 아카데미 작품상을 동시에 받는 작품으로 기록되었습니다. 또한 최초로 한국영화가 받은 아카데미 상이기도 합니다.

영화 기생충 아카데미 감독상 수상


감독상도 소위 빅5라고 부른 주요 상 중 하나로 영화감독이라면 누구나 타고 싶어하는 영예의 상입니다. 이번 아카데미에서도 마틴 스콜세지, 토드 필립스, 쿠엔틴 타란티노, 샘 멘데스 등과 경합을 벌였는데 봉준호 감독에게 감독상이 주어졌습니다. 봉준호 감독은 무대에서 수상 소감을 밝히며 거장 마틴 스콜세지 감독을 추켜 세우며 기립 박수를 유도하여 흐믓하고 감동적인 장면을 연출했습니다.

아카데미 감독상 후보

기생충 아카데미 4관왕 수상

기생충은 이외에도 각본상, 가장 가능성이 높았던 국제영화상까지 수상하면서 작품상, 감독상과 더불어 4관왕에 오르는 기록을 세웠습니다. 경쟁작이었던 1917은 3관왕, 조커는 2관왕에 올랐으니 기생충이 이번 아카데미를 접수한 것이나 마찬가지인 결과입니다.

이렇게 해서 칸 국제영화제를 시작으로 질주해온 기생충의 화려한 대미가 장식되었습니다. 꾸준히 공부하는 감독인 봉준호 감독과 아낌없는 연기를 펼쳤던 배우들과 스탭들의 헌신, 제작사의 지원이 어우러진 성과인 것으로 평가됩니다. 이번이 마지막이 아닌 보다 다양한 문화로 눈을 돌린 아카데미의 눈을 사로 잡을 또 다른 역작이 나오기를 기대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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