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소미아 종료와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협상 논란

2019년 한 해가 다 지나가는 지금 한국을 둘러싼 나라안팎의 사정이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미국의 국방책임자를 비롯한 고위 관료들이 한국을 방문하며 지소미아 종료 철회를 요구함과 동시에 주한미군에 대한 방위비 분담금도 대폭 인상을 요구하는 발언을 쏟아내며 우리나라를 압박하고 있는 형국입니다. 두 가지 문제가 한꺼번에 부각되며 여러 모로 부담이 큰 상황인데 이 문제에 대하여 살펴 보도록 하겠습니다.

애당초 이 두 가지는 별로 연관성이 없던 개별적인 사안이었는데 미국 측에서 뜻밖에도 같이 들고 나오며 우리 측을 긴장시키고 있습니다. 먼저 지소미아의 배경에 대하여 간략히 알아 보겠습니다.

지소미아 철회 이유


지소미아(GSOMIA)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은 양국간에 군사 정보를 공유함으로써 역내의 안정을 꾀하고 유사시에 대비한다는 명분아래 체결되었던 것인데 최초 체결 시부터 그 실효성에 대하여 논란이 많았던 협정이었습니다. 우리 입장에서는 그다지 큰 실익이 많지 않았던 것이며 본 협정을 통하여 중국, 북한을 견제하고자 하는 미국과 일본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지면서 계속 유지되어 왔던 것입니다. 좋든 싫든 북중러에 맞서는 축인 한국 입장에서는 유지를 해왔던 것인데 일본이 수출규제로 도발을 하며 상황이 바뀌게 된 것입니다.

8월 일본이 수출품목 규제에 이어 화이트리스트에서 한국을 제외하는 추가 조치를 취하며 우리 나라 정부에서는 양국 간에 안보상 민감한 군사정보를 공유할 이유가 없다는 이유를 들어 지소미아를 연장하지 않겠다고 발표합니다. 일본이 한국을 우방으로 대하지 않고 불이익을 주는 상황인데 우리가 그들과 군사 정보를 교환, 공유할 수 없다는 입장인 것입니다. 지소미아는 2016년 11월 23일에 체결되었으며 일년씩 자동 연장되어 왔는데 우리 정부가 협정을 연장하지 않기로 결정한 이후 3개월 뒤인 2019년 11월 22일에 공식 종료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11월 22일 종료 예정인 지소미아

미국은 왜 한국을 압박하나.


미국은 현재 중국과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지금의 중국은 과거에서 벗어나 미국과 맞서며 과거 냉전시대의 미소 양국 체제와 같은 단계에 이르러 있습니다. 과거 소련이었던 현재의 러시아 또한 동유럽, 중동 지역에서 세력을 유지하며 미국과 대립하고 있으며 북한은 따로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로 골치 아픈 존재입니다. 미국은 이들 세력의 남진, 동진을 막기 위하여 한국, 일본이 견제 세력으로서 방패 역할을 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입장에서 지소미아는 북한 미사일 발사, 중러 전투기의 움직임 등 군사적인 정보를 한국과 일본이 공유하고 이를 이용하여 반대측의 움직임을 분석하고 대응할 수 있는 견제 시스템이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한국이 지소미아를 종료하겠다고 하니 미국의 입장에서는 기분이 좋지 않은 것입니다. ‘이것들이 누구 맘대로 이런 결정을 해?’이런 입장일 것입니다. 그들의 군사 전략, 역내 안보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하기 때문에 한국이 왜 그런 결정을 내렸는지는 중요한 문제가 아니라고 보는 것이죠. 일본은 이런 미국이 참 고마울 것입니다. 문제는 자기들이 일으켰는데 미국이 한국을 비난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그러면서 우리가 지소미아 연장 조건으로 내세우고 있는 수출규제 철회 문제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고 한 발도 물러나지 않고 있습니다. 이들은 지소미아 종료가 된다고 해도 크게 손해를 본다고 생각하는 것도 아니며 오히려 더욱 우리를 압박하고 있는 형국입니다. 미국으로서는 한미일 삼각공조의 균열이 발생되는 것은 영향력 저하로 이어질 수도 있으므로 더욱 심각하게 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런 상황을 중국은 대놓고 말은 못하지만 크게 반기고 있을 것입니다.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협상 논란


주한미군의 존재는 북한, 중국을 직접적으로 견제하는 장치입니다. 우리의 필요에 의해서도 존재하지만 그보다는 중국에 대한 견제가 더 크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현재 한국에 주둔중인 미군의 규모는 28,500명 수준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주한미군의 주둔 근거는 한미상호방위조약이며 이에 따라 미군이 들어와 있는데 앞서 보았듯이 중국 견제를 위한 요충지로서 한국이 중요한 위치에 있기 때문에 대규모의 군사와 기지를 보유하고 있는 것입니다.

전략적인 가치에 따라 주둔하고 있는 것이 큰 이유인데 어쨌든 우리나라에서는 방위비 분담금이라고 하여 2018년 기준으로 1조 400억원 가량을 부담하고 있는데 미국에서는 돌아오는 협상에서 기존보다 무려 5배 이상 인상된 금액인 5조 4천억 이상을 요구하고 있어 난항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트럼프가 70조라는 말도 안 되는 금액을 제시하기도 하였는데 실무선에서조차 전례 없이 강경하게 나오고 있는 것입니다. 한국은 잘 사는 나라이니 더 많이 부담해야 한다는 것이며 미군이 배치되어야 하는 것에 의문을 가지고 있다는 식으로 압박을 하고 있어 우리 입장에서는 매우 어려운 과정이 될 것 같습니다.

한미 연합훈련

우리 정부가 일본의 무역규제 철회 없이 지소미아를 미국의 압박에 굴하여 연장을 하게 될 것인지 또한 방위비 분담금도 그들의 요구대로 수용을 할지는 모르겠으나 그대로 다 받아들이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우리의 입장을 충분히 설명하고 주한미군 주둔의 당위성, 지소미아가 왜 연장이 불가능한지에 대하여 미국에 당당히 설명하고 무리한 요구에 대해서는 단호한 면도 있어야겠습니다. 아무쪼록 협상이 합리적인 조건으로 잘 마무리되기를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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