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상규 위원장의 편파 논란 조국 청문회 종료, 부인 기소는 왜?

우여곡절이 많았던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가 6일 마무리됐습니다. 애당초 후보자의 자질을 제대로 검증하는 수준 높은 청문회를 기대했던 것은 아니지만 정말 흙탕물 수준의 저질 청문회였음이 분명합니다. 위원장 자리에 앉아 있던 여상규 의원은 다른 한국당 의원들보다 더 한심해 보였는데 도대체 왜 그 자리에 있었는지 납득이 가지 않습니다.

그런 와중에 검찰이 청문회 종료 시점에 조국 후보자 딸의 동양대 표창장 의혹에 대한 혐의를 이유로 그의 부인을 전격 기소하는 상황까지 이르게 되었습니다. 청문회가 끝나면 바로 임명 절차를 받을 것으로 예상되었는데 커다란 변수가 생긴 것이라 어떻게 전개될 지 궁금해집니다. 과연 조국 후보자는 법무장관에 임명될 수 있을지, 그의 부인에 대한 전격적인 검찰의 기소는 어떤 의도인지 정리해보겠습니다.

조국 청문회 쟁점/과정

조국 후보자가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내정된 것은 8월 9일이었습니다. 그에 대한 인사청문요청안이 국회에 제출되면서 여러 가지 의혹들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언론의 폭발적인 관심이었는지 몰라도 엄청난 양의 그에 관한 기사들이 보도되기 시작했는데 분명 일반적인 현상은 아니었습니다. 이렇게 앞다퉈 보도가 되다 보니 별 관심이 없던 내용까지 자연스럽게 접하게 되었는데 희한한 것은 후보자 본인에 대한 내용이 아니라 그의 가족들 특히 딸의 신상에 대한 내용이 계속 공개되었다는 것입니다. 한국 사회에서 역린 과도 같은 주제인 교육의 문제가 쏟아져 나왔는데 고등학생의 신분으로 의학논문의 1저자로 이름이 올라가고 이를 수단으로 대학입시에 이용하였다는 논란은 젊은 세대와 대학생들에게 큰 실망감을 안겨준 사안이었습니다.

급기야 8월말에는 검찰이 대학입시의혹 관련하여 전격적으로 압수수색을 실시하며 본격 수사에 돌입하는 상황에 이르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조후보자 측은 적지 않게 당황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검찰의 사무를 지휘하는 법무장관 후보자에 대한 수사는 상당히 이례적이고 전례 없는 일이었던 것입니다.

9월 2일 청문회가 무산되면서 조국 후보자는 기자간담회를 자청하며 그간의 쟁점에 대하여 해명을 하는 자리를 마련했으나 이후 검찰은 조후보자의 부인이 교수로 있는 동양대학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하며 더욱 불을 지핍니다. 이 과정에서 떠오른 또 하나의 의혹이 조후보자의 딸이 동양대로부터 받은 표창장인데 이것이 총장이 발급한 것이 아닌 위조되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이 대학의 총장은 표창장을 발급한 적이 없다며 논란을 가중시킵니다. 결국 여야는 9월 6일 하루 청문회를 개최하기로 합의하고 열렸으며 검찰은 청문회가 끝나가는 시점에서 표창장 위조 혐의, 사문서 위조 혐의로 그의 부인을 기소하기에 이르게 됩니다. 이 것이 현재까지 진행된 내용입니다.

검찰은 왜 조후보자 부인을 서둘러 기소했을까.

사문서 위조 혐의의 공소시효는 7년으로 이 시기가 지나면 법적 처벌을 피하게 됩니다. 조후보자 딸이 받은 표창장의 발급일은 2012년 9월 7일로 정확히 7년전으로 어제 청문회가 지나면 시효가 만료되는 것인데 검찰이 그야말로 기가 막힌 타이밍에 기소를 하면서 판을 뒤집어 버립니다. 사실 9월 6일 청문회에서 한국당 의원들은 억지 주장과 고성, 조롱만 일삼으며 결정적인 문제 제기는 없었다는 평이 일반적이었는데 이로써 국면 전환이 된 것입니다. 마치 검찰이 청문회를 지켜보고 있다가 회심의 카드를 내민 것 같은 상황이 된 것입니다.

기소라는 것이 무엇일까요. 말 그대로 검찰이 형사 사건에 대하여 법원의 심판 즉 재판에 넘긴다는 것입니다. 죄를 지은 사람에게 국가기관인 검사가 독점 권한인 기소권을 이용하여 판사에게 재판을 해달라는 것입니다. 보통의 경우는 혐의를 가지고 있는 피의자들을 경찰이나 검찰이 소환하여 조사 과정을 거친 뒤 그 결과에 따라 기소 절차로 넘어가게 되는 것인데 이 과정을 생략하고 바로 기소로 넘긴 것이니 정말 이례적인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증거와 정황만으로 검사가 결정하였다는 것인데 그것도 법무부장관 후보자의 부인을 기소한 것이니 말입니다.

검찰 입장에서는 정권의 눈치를 안보고 법에 따라 엄정하게 처리하고 중립적인 입장에서 처리하겠다는 것인데 과연 그런지는 지켜봐야겠습니다. 한국당 의원들과 교감이 있는 부분도 있고 일부 언론을 통한 피의 사실 공표 등 검찰도 그 진의를 의심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들 집단이 이 사건에 대해서 그렇게까지 기를 쓰고 공세적으로 나오는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는 윤석열 신임검찰총장에게 걸었던 국민적 기대감은 대단했습니다. 그러나 이번 사안에 대한 검찰의 총공세와 반격은 분명 과도하고 지나친 부분이 있음은 분명합니다. 그 이유가 조국 후보자는 절대 법무부장관에 와서는 안 된다는 시그널을 보여주는 것이거나 그렇게 함으로써 검찰 개혁을 물 건너가게 하고 그들의 기득권을 지키는 것이 목적이라면 대단히 잘못된 방향이며 번지수를 잘못 잡은 것으로 밖에 볼 수 없습니다.

조직에 충성하는 검찰총장?

검찰, 보수언론, 보수 야당이 거품물고 조후보자를 결사 반대하는 그 이유는 더 나아가 현 정권에 대한 주도권 약화를 도모하고 개혁을 좌절시키고 정치에 대한 환멸을 키워 내년도 총선에서 승리하여 완전히 그들의 판으로 전환시키려는 의도일 것입니다. 이러니 오히려 더 검찰에 대한 개혁을 완수할 수 있는 사람이 그 자리로 가야 한다는 것을 느끼게 해줍니다. 물론 조후보자의 가족들을 둘러싼 의혹은 깨끗이 구명되어야 함은 물론입니다.

의원장으로서 함량 미달이었던 여상규 의원

거의 모든 한국당 의원들의 행태 또한 청문회 내내 불편하였는데 그 정점에 있던 인물은 바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여상규 의원입니다. 1948년 경남 하동 태생이니 올해 한국 나이로는 72세이니 적지 않은 나이입니다. 문재인, 김영삼 대통령과 같은 경남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서울대 법대를 수석 졸업, 사업고시에 합격하여 약 13년동안 판사로 재직한 경력이 있습니다. 전형적인 엘리트 코스를 밟아왔던 인물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여상규 의원

이후 정치인으로 변신하여 2008년부터 고향 하동에서 연속 3선을 하고 있습니다. 그의 지역구는 전에 박희태 의원이 내리 5선을 했던 곳이기도 합니다.

보통 위원장은 소속 정당을 떠나 중립적인 입장에서 회의를 진행하는 것이 맞는데 그가 보여준 모습은 정말 어떻게 저런 사람이 국회의원이 되었는지 의구심이 들 정도였습니다. 후보자의 말을 수시로 자르고 직접 사퇴를 종용하는 멘트를 서슴없이 내뱉고 회의 내내 상대 당 의원들을 윽박지르는 모습을 보니 작정하고 나왔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마치 법대에 앉아 있는 판사를 연상케 하는 그의 모습은 전혀 청문회와 맞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과거에도 독단적인 의사 진행으로 물의를 빚었던 적이 있는데 동영상 몇 개만 봐도 이 사람의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게 해줍니다. 국민적 관심이 걸린 청문회를 저렇게 운영해 놓고도 계속 위원장을 유지한다는 것이 아이러니 해 보입니다. 어른같지 않은 전혀 존경스럽지 않은 모습입니다. 소리치고 고함지르면 명이 서는 것인지 착각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조국 후보자에 대한 임명 절차는 이제 대통령에게 달려 있습니다. 청문보고서는 작성되지 않았으며 야당은 사퇴를 주장하고 검찰은 소환 등 조사를 이어갈 태세입니다. 이런 가운데 대통령이 내릴 결정은 어떤 것일지 주목됩니다.

이 글을 공유하기

댓글

Designed by JB FAC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