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방한과 북미 판문점 회담이 남긴 성과와 과제

일본 오사카에서의 G20정상회담을 마치고 문재인 대통령도 어제 29일 귀국을 했고 뒤이어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도 한미 정상회담을 위하여 같은 날 방한을 했습니다. 이번 트럼프의 방한은 그가 취임한 후 두 번째로 201711월에 왔었으니 19개월만입니다.

슈퍼 파워 초강대국 미국은 소련 몰락 이후 거의 독보적인 유일한 강대국이었지만 부쩍 성장한 중국이 어느새 G2반열에 오르며 과거 미소 냉전 시대와 같은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기는 합니다. 그러나 최근 미중 무역전쟁에서도 볼 수 있듯이 중국은 아직 미국에 맞설 힘이 없습니다. 맞서기에는 미국을 이겨내기에는 아직 기초 체력이 한참 모자란 것은 자명한 사실입니다. G20에서 관심을 모았던 미중정상회담에서의 무역 휴전은 양측의 이해가 잘 맞아 떨어진 최선은 아니지만 그래도 이나마 마무리된 것 같아 다행입니다. 이 뉴스가 이번 G20의 가장 큰 하이라이트였습니다.

정상회담 문제로 비판을 일삼는 보수언론과 야당

미국 대통령의 방문은 그 자체로 큰 뉴스거리가 됩니다. 최근 트럼프는 올해에만 두 번 이웃 나라 일본을 지난 5월과 이번 6월에 방문을 한 바 있습니다. 5월 방문은 일왕 취임에 즈음한 방문이며 이번 방문은 G20회의라는 다자간 회의가 일본에서 열렸기에 자주 방문한 것 같이 보입니다. 보수 언론과 정당에서는 이걸 두고 한국 패싱 운운하며 한국이 외교적으로 왕따를 당하고 있다는 프레임을 씌우며 비판해 왔습니다. G20참가를 위하여 일본에 간 대통령에게도 한일 정상 회담 불발과 밤늦은 푸틴과의 정상 회담 등을 들어 한국이 무시당하고 있다는 투로 계속 비판을 이어 갔습니다. 아베는 이번에 작정하고 한국을 따돌린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개최국이면서 이웃 나라의 정상을 홀대한 것인데 그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 것인지는 이미 자명합니다. 푸틴은 원래 지각 대장으로 유명한 인물이니 더 말할 것도 없겠습니다.

어쨌든 G20을 마치고 방한 길에 오른 트럼프는 12일의 짧은 일정이지만 과거 어떤 미국 대통령들도 하지 못했던 큰 뉴스를 남겼습니다. G20이 열리기 전부터 김정은과 친서를 주고 받으며 얼어붙은 북미관계가 진행되는 가운데에도 대화의 동력은 계속 살려 나갔습니다. 트럼프는 미국을 출발하면서도 김정은과 만날 일은 없을 것이라며 선을 그었던 터라 그의 방한은 어찌 보면 다자간 회담을 마치고 가기 전 한국을 방문하여 회담을 갖고 두루뭉실한 메시지 정도만 남기고 갈 것으로 예상이 됐었습니다.

판문점에서 만난 남북미 정상

그런데 한창 G20회의가 진행중인 가운데 DMZ에서 김정은과 만날 수 있다는 트윗을 남기고 이에 북한이 화답하며 분위기가 급반전 됩니다. 이게 겨우 어제 다 일어난 일입니다. 트럼프가 한국에 도착한 후에도 가능성은 있었지만 실제로 그가 DMZ에서 김정은과 만나서 회의를 갖게 될 거라 예상한 사람은 별로 없었을 것 같습니다. 그 만큼 오늘의 만남은 파격적이고 그 자체로 의미가 많은 이벤트인 것으로 보입니다.

판문점에서 북미 정상이 만난 것도 화제이지만 대한민국의 대통령까지 같이 얼굴을 맞대고 세 명이 함께 있는 장면 만으로도 역사적인 모습인 것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모든 이슈를 다 잠재울 만큼 큰 뉴스였는데 트럼프의 방한은 사실상 김정은과 만나고 회담을 가짐으로써 결정적인 방점을 찍었고 적지 않은 성과를 거두게 된 것 같습니다. 회담이 남긴 성과에 대하여 몇 가지 살펴 보겠습니다.

남북 관계는 아직 관망세

문재인 대통령은 오늘 남북미 3자가 만나는 장면을 연출하기는 했지만 회담에는 참석하지 않고 조력자의 역할만 맡았습니다. 물론 북미 회담의 동력을 살려가기 위한 스탠스를 보이며 계속 노력하겠다는 것이지만 그래도 아쉬움이 남습니다. 판문점 우리 측 지역에서 열린 회담에 당사자는 아니라도 같이 회담에 참여 하였다면 그 자체로 우리가 더 나아갈 수 있는 공간이 확보될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이 듭니다. 계속되는 북한의 대남 압박은 이들의 자세가 앞으로도 크게 바뀌지 않을 것임을 암시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제3자가 아니라 현 문제를 함께 해결해야 할 주인공임을 북한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북미 관계 진전에 따라 대북 경제 협력 등의 문제가 해결의 실마리가 열리면 남북 관계는 진전될 가능성이 클 것 같습니다.

트럼프 재선 가도의 호재

트럼프는 2020년 내년에 재선을 치루어야 합니다. 민주당의 추격은 거세고 대내외적으로 많은 일들이 있습니다. 아직까지 내부적으로 인기는 많이 있는 것 같지만 비토 세력도 많아 재선을 확실히 하기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여기에 중국과의 무역 전쟁, 날로 험해져 가는 이란과의 갈등은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큽니다. 이런 가운데 분단된 국가인 한국에서 그것도 판문점까지 날아와 북의 김정은과 만난 것은 그의 이미지 제고에 큰 도움을 줄 것 같습니다. 그도 이런 점을 충분히 노리고 방한 전에 구상을 했을 것 같습니다. 판문점 회담을 마치고 오산공군기지에서 가진 그의 연설은 마치 대선 출정식을 방불케 하는 무대 같은 느낌도 들었습니다.

북미 관계 회복 가능성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지만 약식으로나마 정상회담이 이루어 짐으로써 향후 정식 3차 회담을 위한 토대가 구축이 되었습니다. 비록 실무적으로 해결할 일이 많고 양국간의 의견의 격차가 큰 것도 사실이지만 지난 2차 하노이 회담과 같은 결렬을 다시 맞이한다는 것은 아예 회담을 하지 않는 것보다 더한 부담이 될 것이기에 더욱 신중하고 조심스럽게 접근할 것 같습니다. 두 정상의 상호 신뢰에 바탕을 둔 톱다운 방식의 접근은 아직 유효한 것임을 볼 수 있습니다. 다음 회의가 성사된다면 미국에서 열릴 가능성도 커진 것 같습니다.

한미 관계 재확인

이번 정상 회담을 통하여 굳건한 동맹 의지를 재천명한 것도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이번에는 트럼프도 김정은과의 만남에 더 관심이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우리에게 부담스러운 요구는 따로 없었던 것도 다행입니다. 그러나 언제 어떤 식으로든 중국 화웨이 문제에 대한 선택지를 요구할 수도 있고 또 다른 형태의 방위비 압박 요구는 대비를 하고 적절한 대처를 해야 할 것입니다. 또한 북한과의 문제에 있어 미국과 불협화음을 내는 일은 없어야 할 것입니다.

일본은 패닉 상태 가능성

일본은 G20정상회단을 마친 후 단 하루 만에 그들의 뉴스가 묻혀 버린 점이 엄청나게 충격일 것 같습니다. 별 성과도 없이 끝난데다가 그들이 무시했던 한국의 대통령이 미국의 대통령과 더불어 국제적으로 큰 뉴스를 장식하니 더 말할 것도 없을 것 같습니다. 앞으로 더 한국에 대한 경제적 압박 등 날선 반응을 이어갈 것으로 보입니다.

2019년의 상반기 마지막 날을 뜨겁게 장식하며 이제 하반기로 달려 갑니다. 조금은 정체되어 있는 남북관계도 다시 기지개를 펴고 미국과도 대화를 이어가며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진정성 있게 나올 수 있도록 적극 중재자 역할을 하면서도 할 말을 하는 외교를 펼쳐 나가기를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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