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동계올림픽 무관심 이유, JTBC 독점 중계가 불러온 ‘그들만의 리그’와 보편적 시청권의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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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 2. 19. 07:00
2026 밀라노 코르티나 동계올림픽이 JTBC 독점 중계로 치러지면서 역대 최악의 무관심 속에 진행되고 있습니다. 지상파 3사의 중계 배제, 보편적 시청권 침해 논란, 그리고 최가온 선수의 금메달 미중계 사태까지. 방송 독점이 올림픽 흥행 참패에 미친 영향과 스포츠 중계가 나아가야 할 공공성의 방향을 심층 분석합니다.
62년 만에 사라진 채널 선택권, '조용한 올림픽'의 이유
지금 2026 밀라노 코르티나 담페초 동계올림픽이 열리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이 태반입니다. 과거 평창이나 베이징 때만 해도 개막식 며칠 전부터 온 나라가 들썩거렸고, TV를 틀면 어느 채널에서나 태극전사들의 땀방울을 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겨울은 유난히 차갑고 조용합니다. 올림픽이 시작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거실의 TV 앞에는 적막만이 흐르고 있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방송 중계권 문제입니다. 62년 만에 처음으로 지상파 3사(KBS, MBC, SBS)가 올림픽 중계에서 완전히 배제되었습니다. 대신 종합편성채널인 JTBC가 2026년부터 2032년까지의 올림픽 중계권을 단독으로 확보하면서, 이번 대회는 철저하게 ‘JTBC만의 축제’로 전락해버렸습니다. 물론 자본주의 사회에서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고 권리를 획득한 것을 무작정 비난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올림픽이라는 거대 국가 이벤트를 단 하나의 민영 방송사가 독점했을 때 발생하는 부작용들이 지금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습니다.
시청자들은 혼란스럽습니다. 익숙한 채널인 7번, 9번, 11번을 아무리 돌려도 올림픽 경기는 나오지 않습니다. 특히 디지털 기기 조작이나 채널 변경에 익숙하지 않은 어르신들은 "올림픽이 안 한다"고 생각하실 정도입니다. 단순히 방송사가 바뀐 문제가 아닙니다. 이것은 국민이 누려야 할 볼 권리, 즉 '보편적 시청권'이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다는 신호탄입니다. 독점이 낳은 이 기형적인 구조가 어떻게 올림픽이라는 세계적인 축제를 '인기 없는 그들만의 리그'로 만들었는지, 그리고 이것이 우리 사회에 던지는 메시지는 무엇인지 냉정하게 짚어보려 합니다.

무리수가 된 독점욕, 붕괴된 '코리아풀'과 드러난 중계 역량의 한계
이번 사태의 시발점은 방송사 간의 신사협정이었던 '코리아풀(Korea Pool)'의 붕괴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과거 지상파 3사는 과도한 중계권료 인상을 막고 국부 유출을 방지하기 위해 컨소시엄을 구성해 공동으로 중계권을 협상해왔습니다. 이는 방송사 간의 출혈 경쟁을 막고, 국민들에게 안정적인 시청 환경을 제공하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였습니다. 하지만 JTBC는 이 관행을 깨고 더 높은 금액을 제시하며 IOC와 단독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명분은 '차별화된 중계'였지만, 실상은 미디어 시장에서의 영향력 확대를 위한 공격적인 베팅이었습니다.
문제는 의욕만으로는 감당할 수 없는 현실적인 한계들이 대회를 치르면서 속속 드러나고 있다는 점입니다. 가장 충격적이었던 사건은 스노보드 하프파이프의 신성 최가온 선수의 금메달 획득 순간이었습니다. 국민적 관심이 집중된 결승전임에도 불구하고, JTBC는 해당 경기를 생중계하지 못했습니다. 뉴스 속보 자막으로만 금메달 소식을 접한 시청자들의 분노는 폭발했습니다. "독점이라며 왜 안 보여주냐"는 항의가 빗발쳤지만, 이미 지나간 영광의 순간은 되돌릴 수 없었습니다. 여러 채널이 동시에 중계했다면 절대 일어나지 않았을 참사입니다. 여기에 한일전 컬링 경기 도중 발생한 방송 사고는 기름을 부었습니다. 생중계 중간광고 송출 과정에서 일장기 그래픽이 노출되는, 국민 정서를 정면으로 거스르는 사고가 발생한 것입니다. 이는 단순한 실수라기보다, 단일 방송사가 방대한 올림픽 일정을 소화하면서 발생한 시스템의 과부하와 경험 부족이 낳은 결과로 보입니다. 지상파 3사는 수십 년간 쌓아온 노하우와 인력을 바탕으로 여러 종목을 동시에 커버하고 돌발 상황에 대처해왔지만, JTBC 혼자서 이 모든 것을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임이 증명된 셈입니다.


또한 지상파 3사와의 재판매 협상 결렬 과정에서도 잡음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JTBC는 지상파 측의 소극적인 태도를 탓하고, 지상파는 JTBC가 제시한 조건이 터무니없었다고 반박합니다. 진실 공방을 떠나, 결과적으로 그 피해는 고스란히 시청자에게 전가되었습니다. 뉴스 보도권마저 제한되면서 지상파 뉴스에서는 올림픽 소식을 단 4분 남짓한 영상으로만 다룰 수밖에 없게 되었고, 이는 올림픽 붐업 자체를 차단하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독점이라는 무리수가 결국 방송사의 신뢰도 하락과 시청자의 불편이라는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든 것입니다.

채널 선택권 박탈이 불러온 '국가적 무관심'과 올림픽 인기의 추락
"올림픽이 재미가 없다"는 말이 여기저기서 들립니다. 단순히 스타 플레이어의 부재나 성적 부진 탓만은 아닙니다. 스포츠 이벤트의 흥행은 '접근성'과 직결됩니다. 과거 우리가 올림픽에 열광했던 이유는 TV만 틀면 어디서든 경기를 볼 수 있었고, 채널을 돌리다가 우연히 마주친 비인기 종목 선수의 투혼에 감동받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내가 보고 싶은 경기를 찾기 위해 편성표를 뒤져야 하고, 그마저도 방송되지 않으면 볼 방법이 없습니다.
방송 채널의 다양성은 곧 여론의 확산 속도와 비례합니다. KBS, MBC, SBS가 각자의 시각으로 다양한 종목을 조명하고, 예능과 교양 프로그램에서 올림픽 관련 콘텐츠를 쏟아낼 때 비로소 '국가적 축제'의 분위기가 형성됩니다. 하지만 지금은 JTBC와 그 계열 채널에서만 올림픽을 다루고 있습니다. 나머지 채널들은 평소와 다름없는 드라마와 예능을 내보내고 있으니, 시청자 입장에서는 올림픽이 열리는지조차 체감하기 어렵습니다. 소위 말하는 '붐업(Boom-up)'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는 것입니다. 특히 이러한 환경은 '시청 약자'들에게 더욱 가혹합니다. 유료방송에 가입하지 않았거나, 특정 채널 번호를 찾는 데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은 사실상 올림픽 시청에서 배제되었습니다. "쇼트트랙 결승을 보고 싶은데 어디서 하냐"고 자식들에게 전화를 거는 부모님들의 모습은 이번 올림픽의 서글픈 자화상입니다. 보편적인 접근성이 떨어지면 관심도 멀어집니다. 관심이 멀어지면 대회의 위상은 추락하고, 이는 결국 스포츠 저변 확대 실패로 이어집니다.
더 심각한 것은 이러한 무관심이 선수들에게 미칠 영향입니다. 4년 동안 피땀 흘려 준비한 무대가 국민들의 관심 밖에서 치러진다면 선수들의 사기는 꺾일 수밖에 없습니다. 인기 종목만 편식 중계하고, 시청률이 나오지 않는 종목은 외면하는 상업적 논리가 독점 체제 하에서는 더욱 강화될 수밖에 없습니다. 경쟁 방송사가 있다면 "저쪽에서 안 보여주는 걸 우리가 보여줘서 틈새시장을 공략하자"는 전략이라도 나오겠지만, 독점 사업자에게는 그런 동기가 부여되지 않습니다. 효율성과 수익성만을 따지는 중계가 계속된다면, 동계올림픽은 일부 매니아들만 찾아보는 마이너리그로 전락할 위험이 큽니다.

스포츠는 공공재다: '보편적 시청권'의 회복과 방송법 개정의 필요성
이번 사태를 계기로 우리는 '보편적 시청권(Universal Access Right)'의 의미를 다시금 되새겨야 합니다. 방송법은 국민적 관심사가 큰 체육 경기 등을 국민 대다수가 시청할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는 스포츠가 단순한 엔터테인먼트 상품을 넘어, 국민 통합과 문화적 향유권을 보장하는 '공공재'의 성격을 띠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현행법은 가시청 가구 수 90% 이상을 확보하면 의무를 다한 것으로 해석되어, 유료방송 가입자가 많은 한국 현실에서 JTBC의 독점을 법적으로 제재하기 어려운 허점이 있습니다.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도 최근 국회에서 "국민의 시청권이 제한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점이 유감"이라며 법 개정을 시사했습니다. 단순히 커버리지 숫자만 맞추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도달률'과 '접근의 용이성'을 고려하는 방향으로 법이 바뀌어야 합니다. 무료 보편적 서비스인 지상파를 통한 중계를 일정 비율 의무화하거나, 주요 국가대항전의 경우 반드시 복수의 채널에서 중계하도록 강제하는 등의 강력한 조치가 필요합니다. 영국이나 호주 등 선진국들이 국가적 스포츠 행사를 무료 지상파 방송(Free-to-air) 리스트로 지정해 엄격하게 관리하는 이유를 참고해야 합니다. 자본의 논리가 공공성을 잠식해서는 안 됩니다. 중계권료가 천정부지로 치솟는 상황에서 방송사들이 수익을 좇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생존 본능일지 모릅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시청자가 볼모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JTBC 역시 이번 대회를 통해 독점의 달콤함보다는 '책임의 무게'를 뼈저리게 느꼈을 것입니다. 혼자서 모든 영광을 독차지하려다가는 비난의 화살 또한 홀로 감당해야 한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앞으로 2032년까지 JTBC가 올림픽과 월드컵 중계권을 가지고 있습니다. 당장 다음 하계 올림픽 때도 이번과 같은 사태가 반복된다면, 국민들의 피로감은 극에 달할 것입니다. 정부와 방송계는 지금이라도 머리를 맞대야 합니다. '코리아풀'과 같은 협력 모델을 복원하거나, 재판매 협상을 의무화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합니다. 스포츠는 돈 있는 사람만, 혹은 특정 채널을 볼 줄 아는 사람만 즐기는 전유물이 아닙니다. 온 가족이 거실에 모여 치킨을 뜯으며 한목소리로 "대한민국"을 외치던 그 평범하고도 소중한 경험을 되찾아주는 것, 그것이 방송이 가져야 할 진짜 품격이자 의무입니다.
2026 동계올림픽은 경기 결과보다 '중계 독점의 폐해'로 더 오랫동안 기억될지도 모릅니다. JTBC는 의욕적으로 독점 중계에 나섰지만 역량 부족과 시청자 불만이라는 역풍을 맞았고, 지상파는 중계권 경쟁에서 밀려나며 존재감을 상실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가장 큰 피해자는 채널 선택권을 박탈당하고 흥겨운 축제의 분위기를 잃어버린 우리 국민들입니다. 방송은 독점되어서는 안 됩니다. 특히 올림픽처럼 전 국민의 관심이 쏠리는 공적 가치를 지닌 콘텐츠라면 더더욱 그렇습니다. 경쟁은 서비스의 질을 높이지만, 독점은 오만과 나태를 부릅니다. 이번 사태가 반면교사가 되어, 다음 올림픽에서는 부디 방송사들의 이기심이 아닌 시청자의 권리가 최우선시되는 중계 환경이 조성되기를 바랍니다. 우리는 다시 TV 앞에서 마음껏 채널을 돌리며, 숨겨진 영웅들을 발견하고 함께 환호하고 싶습니다. 그것이 우리가 바라는 진정한 올림픽의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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