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쉬웠던 대한민국 우크라이나 결승전, 값진 이강인 골든볼

드디어 U-20 폴란드 월드컵이 대한민국과 우크라이나의 결승전을 끝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습니다. 지난 524일 개막하여 616일에 종료되었으니 거의 20여일을 달려 왔습니다. 성인 월드컵은 거의 한달 여 에 걸쳐 열리는 반면 U-20대회는 그보다 열흘 정도가 짧아 선수들의 체력적인 부담도 상당히 컸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와중에도 대한민국 선수들이 당당히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며 결승전까지 올라왔다는 것은 한국 축구 사에 한 획을 그린 큰 사건이 아닐 수 없습니다.

대한민국이나 결승에서 만난 우크라이나 모두 이번에 우승후보는 아니었던 팀들입니다. 그래도 16강 성적이 최고였던 우크라이나에 비하여 대한민국은 36년 전에 4강에 들었던 적도 있고 1991, 2009년 대회에서는 8강까지 진출했던 기록이 있어 조금은 우승에 대한 기대를 많이 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객관적인 전력을 떠나 바램이기도 했을 것입니다.

시작은 좋았으나 이후가 아쉬웠다.

결승전 출발은 매우 좋았습니다. 어느 게임이나 기선 제압을 위한 선제골은 참으로 중요한데 시작 휘슬이 울리고 얼마 안되어 얻은 페널티킥의 기회와 이강인 선수의 침착한 골 성공은 이 날의 결과가 정말 뭔가 나오는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게임의 흐름이라는 것이 있는데 골 성공 이후 한국팀이 보여준 게임 내용은 이전 게임에서 보여준 것 같은 세밀함과 정확도가 많이 떨어지며 우크라이나에 주도권을 내주고 말았습니다.

골을 먼저 얻어낸 다음에는 상대팀이 당연히 조급해지게 마련인데 그것을 역이용하며 수비로 일관하기보다는 제대로 된 역습을 노리며 공격도 유지를 해야 하는데 공수 전환도 그렇고 특히 3백을 이용한 수비는 너무 허술하고 불안한 부분이 매우 많았습니다. 중간 라인에서의 볼 대결에서는 거의 밀렸다고 봐도 될 정도입니다. 감독의 전술이 먹히지 않은 것인지 선수들의 체력이 떨어진 탓인지 아니면 절실함이 떨어진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전반전 보여준 경기력은 문제가 많았습니다. 좀더 공세적으로 나가는 전술이 아쉬웠습니다.

결국 한골을 내주며 전반전을 마쳤고 후반전 들어 서면서 4백으로 돌리며 수비를 강화하고 일부 전술의 변화를 주기는 했으나 역전골을 허용하며 흐름이 더 안 좋게 흘러갔습니다. 역전골을 허용한 이후에는 조금은 달라진 내용을 보이며 상대팀의 골문을 계속 두드렸지만 더 이상 골문은 열리지 않았습니다. 우크라이나의 수비는 매우 견고했고 또한 공격진의 역습의 속도는 매우 빨랐습니다. 그들의 침투를 막기에는 한국의 수비진들이 역부족이었던 것 같습니다. 결국 마지막에 한골을 더 허용하며 우리의 도전은 여기에서 끝나고 맙니다.

일부 선수에 대한 비난은 삼가야

비록 결승전에서 지면서 아쉽게 준우승에 그치기는 했지만 대한민국 선수단이 보여준 경기력와 투지, 열정은 지난 20여일 동안 우리 국민들을 기쁘게 해주었습니다. 결승전에서 보여준 경기력이 이전 경기에서 봤던 내용보다는 아쉬운 부분이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우리 팀을 비난만 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일부 선수들 특히 수비진 일부 선수들의 경우는 많은 비난을 받고 있는 것 같은데 이 것은 옳지 않습니다.

결승 진출, 준우승은 대단한 성과

대한민국이 사상 최초로 결승에 오른 것도 대단한 성적이며 이전 세대들이 기록했던 모든 기록을 뛰어 넘으며 새로운 역사를 만든 것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주는 것이 마땅하다고 봅니다. 그리고 우리가 만난 우크라이나의 경기력은 우리보다 더 우월했고 전술적인 부분에서도 우위에 있었음을 인정해야겠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세네갈과의 8강전이 가장 기억에 남는 명승부였던 것 같습니다. 세네갈을 비롯하여 아르헨티나 등 숱한 강호들을 물리치고 대한민국이 자랑스럽게 결승까지 진출한 것만으로도 대단한 결과임을 부정하면 안되겠습니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은 결승전까지 포함하여 2게임에서 패배를 하였는데 상대팀이 다 유럽 팀인 것을 보면 앞으로도 우리가 더 도약하기 위해서는 유럽을 넘어서지 않고는 쉽지 않다는 것을 다시 느낍니다. 결승전에 드러났던 수비 라인의 미숙함과 공격의 세밀함 부족은 잘 보완하여 이런 큰 대회에서 밀리지 않고 좋은 결과를 계속 낼 수 있도록 다시 차근차근 준비를 하도록 해야겠습니다.

이강인 골든볼

비록 대한민국이 결승전에서 지면서 준우승에 그쳤지만 다른 기쁜 소식이 함께 전해졌습니다. 바로 이번 대회의 히어로였던 이강인 선수가 골든볼을 수상했다는 소식입니다. 골든볼은 대회 최우수 선수에게 주어지는 상으로 대개의 경우 우승팀에서 배출되는 경향이 있는데 준우승팀에게 주어진 것입니다. 이강인 선수의 이번 대회 공식 기록은 24도움으로 대한민국이 기록했던 거의 모든 골에 관여했다고 봐도 될 정도이니 정말 대단한 활약을 펼친 것입니다.

이강인의 골든볼 수상은 당연히 대한민국 최초이며 아시아에서는 2003UAE 선수 이후 두 번째입니다. UAE 선수도 우승팀은 아니지만 특이하게 8강팀 선수에게 주어졌다고 하니 좀 특별했던 사례 같습니다. 바로 UAE의 이스마일 마타르 선수인데 그렇다고 이 선수가 이후 특별히 좋은 기록을 보여준 것도 아니어서 조금 의아스럽기도 합니다.

U20 골든볼 수상자 중 가장 유명한 선수는 디에고 마로도나와 리오넬 메시 그리고 프랑스의 폴 포그바 정도를 꼽을 수 있겠습니다. 일단 U20에서 골든볼을 받을 정도면 FIFA에서도 그 선수의 역량이라든지 대회에서 보여준 기량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므로 실력을 인정받았다고 봐야 하겠습니다.

이강인 선수가 이번 대회에서 보여준 경기력은 정말 월드클래스에 육박한 수준인 것 같습니다. 개인기는 물론이고 전술에 대한 이해도도 빠르며 무엇보다 팀플레이에 잘 녹아 들어가며 적재적소에 볼을 전달하는 능력은 다른 선수들과 비교가 불가능할 정도였습니다. 결승전에서도 코너킥은 정확하게 올려주는데 마지막 마무리가 안되며 골로 이어지지는 않으며 아쉬움이 많았지만 그래도 대단히 잘 해주었고 결국 골든볼까지 수상하는 좋은 결과를 얻어냈습니다. 사실 이강인 선수 외에는 잘 보이지 않았다고 할 정도로 걸출한 선수임에는 틀림없습니다. 조심스럽게 이강인 선수의 골든볼 수상 가능성을 점쳤었는데 비록 우승은 놓쳤어도 수상을 했으니 정말 기분 좋은 소식입니다.

골든볼을 수상했다고 해서 그 선수들이 모두 성인 대표팀이나 유명 클럽에서 뛰는 선수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U20이후로 성장을 하지 못하고 그저 그런 선수로 그치는 경우도 꽤 많다고 합니다. 이강인 선수의 경우는 마로도나나 메시가 걸어갔던 길을 걸어 갔으면 좋겠습니다. 지금 그의 모습을 보면 충분히 성장하여 한국 축구의 미래를 이끌어 갈 재목으로 커갈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현재 실력으로도 성인 국가 대표팀에서 뛸 수 있는 실력입니다. 계속 성장하고 기량을 완성하여 최고의 선수로 거듭나기를 희망합니다.

희망을 보여준 젊은 세대들의 선전

지난 20여일 U-20대표팀의 선전으로 행복했습니다. 그리고 젊은 세대들에게서 새로운 희망을 볼 수 있었습니다. 결코 포기하지 않는 투지와 끈기 그리고 경기를 즐기는 그 모습들은 분명 예전 세대와 달랐던 것 같습니다. 앞으로의 한국 축구의 미래는 밝을 것 같습니다. 축구협회도 학연, 지연에 따른 선수 선발과 주먹구구식 행정을 탈피하여 유망 있는 선수들을 계속 발굴하고 아낌없는 투자를 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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