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들이 뽑은 올해의 사자성어 공명지조(共命之鳥)와 어목혼주(魚目混珠)뜻

해마다 연말이 되면 그 해를 결산하는 자리가 많이 있습니다. 10대 뉴스, 연말 가요 대상, 연말 연예 대상, 올해의 인물이다 뭐다 해서 많은 올해를 정리하는 소식들이 말이 있습니다. 해마다 교수들이 그해를 표현하는 사자성어(四字成語)를 발표하는데 역시 같은 맥락입니다. 매년 발표될 때마다 큰 관심을 불러 일으키고 있는데 올해에 사자성어로 선정된 공명지조와 어목혼주에 대하여 알아 보도록 하겠습니다.

교수들이 뽑은 올해의 사자성어

사자성어와 고사성어의 차이


오랜 옛날부터 전해져 내려오는 문장을 말하는데 사자성어는 말 그대로 4글자로 이루어진 문장을 말하며 고사 성어는 글자 수에 제한을 받지 않는 어구를 말합니다. 삼국지에 등장하는 조조가 사용했다는 말인 계륵이란 말도 고사성어이지만 2글자라 사자성어는 아닙니다. 잘 알려진 마이동풍, 상전벽해 같은 문장들이 바로 사자성어인데 고사성어로도 부르고 있습니다. 짧은 문장을 통하여 함축적인 뜻을 내포하는 지혜가 깃든 단어들입니다. 서양 문명에서는 볼 수 없는 동양 문명의 지혜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올해의 사자성어로 뽑힌 공명지조 뜻


대학 교수들이 매 연말마다 사자성어를 투표 방식으로 결정하여 가장 많은 표를 받은 문장을 올해의 사자성어로 선정하고 있습니다. 2019년 기해년에 교수들이 선정한 올해의 사자성어는 공명지조(共命之鳥)입니다. 공명지조의 사전적인 뜻을 보면 한 몸에 두개의 머리를 가지고 있는 새라는 의미입니다. 아미타경 같은 불교 경전에서 유래했다고 전해지는 말인데 공동운명체를 뜻하는 상상 속의 동물입니다.

머리는 둘이라도 몸은 하나이니 비록 생각은 다를 수 있어도 몸을 지키기 위하여 서로 협력하고 지켜주어야 같이 살 수 있는 그런 존재입니다. 한 쪽 머리는 낮에 일어나 좋은 열매를 먹고 다른 머리는 밤에 일어나 그보다 떨어지는 과일을 먹었는데 이에 화가 난 밤에 일어나는 머리가 상대에게 몰래 독이 든 과일을 먹어 죽였으나 역시 같이 죽고 말았다고 합니다. 그러니 상대를 죽이면 나는 살고 혼자 모든 것을 독차지할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같이 공멸한 것이죠.

2019년 올해의 사자성어 1위 공명지조

우리 사회의 양극화는 매우 심각한 편입니다. 정치판부터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하며 대화와 협의를 통한 정치적인 해결을 못하고 상대를 헐뜯고 무너뜨려야 하는 적대적인 관계를 이어온 탓에 바람 잘 날이 없었으며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에게 전가되고 있습니다. 서로 지혜를 모아 난국을 헤쳐나가야 하는데 그럴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정치도 그렇지만 서로를 적대시하는 사회 갈등은 앞을 예측할 수 없는 혼돈의 시대로 만들고 있습니다. 이런 갈등을 해소하지 못한다면 우리 사회는 계속 우울하고 파국만 가까워 질 뿐입니다. 모두가 한 운명공동체라는 것을 인식하여 양보와 타협이 우선시되는 분위기가 빨리 정착하기를 바라겠습니다.

혼돈의 국회

어목혼주 뜻


어목혼주(魚目混珠)는 공명지조 다음으로 많이 선정된 사자성어입니다. 조금 생소한 단어이기도 한데요, 뜻을 보면 물고기 눈과 진주가 뒤섞여 분간을 하기 어렵다는 의미입니다. 물고기 눈과 진주의 차이는 비교 불가할 정도로 큰데 한 군데 같이 섞여 있으면 어떤 것이 진주인지 아닌지 구분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즉 진짜와 가짜가 마구 뒤섞여 있어 어떤 것이 진짜이고 가치 있는 것인지 찾기가 어려운 상태를 말합니다. 진품이 시장에 나와 있는데 비슷하게 생겨 구분하기 어려운 가품이 나와 있다면 소비자는 어떤 것이 진품인지 알아 내기가 어려울 것입니다. 이런 틈에 아무 값어치 없는 가짜가 진짜로 둔갑하여 제값보다 훨씬 높은 가격으로 팔려나갈 수도 있는 것입니다. 사기를 제대로 치게 된 셈입니다.

사람도 마찬가지로 자질이 없고 품행이 방정한 자가 겉모습을 화려하게 꾸미고 화려한 언변 등으로 남을 속이고 자기를 포장하여 높은 자리에 올라가게 된다면 우리는 자격 없는 가짜를 택한 것이며 그 피해를 고스란히 입게 될 것입니다. 따라서 겉만 보고 판단을 해서는 안되며 면밀하게 따져 보아야 하는데 그게 말처럼 쉬운 것은 아닙니다. 이 말은 16세기 영국의 금융전문가였던 토마스 그레셤이 남긴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라는 말과도 통합니다. 품질 좋은 진짜가 사라지고 가치 없고 조악한 가짜가 그 자리를 차지한다는 의미인데 인간사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되는 말이기도 합니다.

그레샴의 법칙

진짜가 대접 받고 그 가치를 인정받기가 어려워 질만큼 혼돈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음을 반증하는 사자성어로 볼 수 있겠습니다.

2020년 새해에는 좀더 좋은 의미의 사자성어가 올해의 것으로 선정되기를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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