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쿠데타 이유, 벨라루스 망명 바그너 그룹 프리고진, 푸틴의 미래는?

주말에 러시아에서 벌어진 쿠데타 시도는 현재 진행 중인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의 중대 분수령이 될 수도 있는 사건일 것 같습니다. 러시아 정규군도 아닌 민간군사업체의 병사들이 러시아 수도인 모스크바로 사실상 별다른 저항도 없이 진격했다는 것은 그 자체로 상당한 충격을 안겨다 주었습니다. 쿠데타는 무위에 그치기는 했지만 강력한 리더십으로 러시아를 끌어오고 있는 푸틴 대통령에게는 치명타를 안겨줄 것으로 예상되는 사태입니다.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지도자로 꼽히는 푸틴에게 이런 무모한 도전을 할 수 있었던 것도 놀라운 일이며 러시아 내부의 문제가 이렇게 적나라하게 드러난 적도 없었던 것 같습니다. 러시아 쿠데타로 불리는 이번 사건의 이유, 배경에 대하여 알아보고 중재에 나섰던 벨라루스는 어떤 나라인지, 푸틴의 향후 정치적 입지는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 전망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러시아 쿠데타로 완전히 갈라선 푸틴, 프리고진

러시아 쿠데타 이유

바그너그룹의 수장 프리고진은 몇 달 동안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과 발레리 게라시모프 육군참모총장에게 자신의 용병들에게 충분한 장비와 탄약을 공급하지 못하고 있다며 분노하고 항의해 왔습니다.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을 수행하고 있는 용병 그룹이 국방부 계약에 서명하도록 하는 결정을 지지한다고 하자 그는 그것이 자신의 영향력에 대한 도전이라고 생각하고 거절했습니다. 그리고 행동에 나선 것이 이번 쿠데타입니다.

바그너그룹 군인들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이끄는 쿠데타 시도는 현지 시간으로 토요일 저녁 시간에 종료되었습니다.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이 중개한 합의에 따라 프리고진은 러시아를 떠났고 러시아 비밀경호국(FSB)은 그날 일찍 바그너에 대해 시작된 반란 조사를 중단했습니다. 이번 협정에는 쇼이구 국방장관과 발레리 게라시모프 참모총장 해임, 바그너 아프리카 이전 등이 포함됐다는 미확인 보도가 나오고 있습니다. 현지 시간 금요일 23일 저녁 프리고진은 러시아 군부 지도부를 비판하는 목소리를 내며 쿠데타를 시작했습니다. 수고 모스크바를 향해 진격하던 그의 군대는 토요일 저녁 늦게 로스토브 지역과 모스크바 외곽을 점령하면서 절정에 이르면서 군대를 퇴각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그의 갑작스러운 후퇴는 성공적인 쿠데타를 위해 기대했던 제반 여건이 갖추어지지 못했음을 분명히 보여주었습니다.

러시아에서 쿠데타가 일어난 이유에 대하여 알아 보겠습니다. 러시아 정부 및 군사기구와의 고조되는 갈등이 정점에 이르렀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쿠데타 시도에 앞서 프리고진은 쇼이구 국방 장관에 대해 공격적으로 전쟁을 벌이지 않았다고 비난했습니다. 바그너에 대한 군수 자금 지원은 대폭 삭감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달 초 프리고진은 바그너를 육군 지도부의 통제하에 두라는 푸틴의 요구를 받아들이기를 거부하기도 했습니다. 우크라이나에서의 바그너의 전투 수행은 제한된 범위에서 유용했지만 훈련된 장교, 정규군의 전문적인 전쟁 수행에도 방해가 되었습니다. 반발심을 키워온 프리고진이 이에 대한 불만으로 쿠데타를 시도했을 것입니다.

대립각을 세워온 프리고진과 쇼이구 러시아 국방부 장관

치열하게 이어진 우크라이나 바흐무트에서의 전투는 바그나와 러시아 국방부와의 갈등이 더욱 심회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탄약, 포탄 지원이 제대로 안되는 것에 프리고진은 수차례 불만을 터트렸고 전공을 세우고 있는 바그너는 군 수뇌부와 대립각을 세웠습니다. 믿었던 푸틴마저 국방부의 편을 들며 프리고진은 이번 무력행동을 감행한 것으로 보입니다. 성공할 것이라고 믿었던 것 같은데 결과적으로 그는 실패했습니다. 많아야 5만의 병력으로 그것도 민간용병이 러시아 수도를 함락할 수 있다고 믿은 이는 별로 없었을 것입니다. 

프리고진과 그의 병사들
쿠데타 진격로

쿠데타 중재 벨라루스는 어떤 나라? 프리고진의 향방?

이번 사태를 중재하고 마무리한 것은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으로 러시아 용병 기업 바그너 그룹의 무장 반란을 수습하는 과정에서 주목받고 있습니다. 그는 '푸틴의 꼭두각시'로 불릴 정도로 존재감이 빈약하고 무기력한 독재자로 알려졌지만 이번 러시아 쿠데타 중재에 성공하면서 존재감을 과시했습니다. 이번 중재가 러시아 정부도 아닌 이웃 국가인 벨라루스에 의하여 이루어진 것도 주목할 만합니다.

푸틴의 꼭두각시로 불리는 벨라루스 대통령 루카센코
벨라루스 위치

벨라루스는 국토의 거의 대부분이 평야 지대로 이루어져 있으며 인접국인 우크라이나와 다르게 바다가 없는 내륙국입니다. 인구는 2021년 기준 935만명입니다. 수도는 민스크입니다. 러시아의 속국으로 불릴만큼 러시아에 정치경제적으로 예속되어 있습니다. 1인당 국민소득은 6,950 달러(2022년) 수준입니다. 이 나라에서 지난 1994년 집권한 루카셴코는 '유럽의 마지막 독재자'로 불리며 집권하고 있습니다. 지난 2020년 대통령 선거 결과에 항의하는 시위를 러시아에 의존하며 제압하였고 이에 따라 현재 그는 거의 모든 것을 러시아 푸틴에 의지하고 있습니다. 이번 중재도 당사자인 러시아 정부에서 자기들이 반란군과 협상하는 대신 벨라루스가 나서도록 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많습니다. 

협상 종료후 프리고진은 벨라루스로 망명을 했다는 소식도 전해졌는데 이곳에서 그를 목격했다는 내용은 아직 없습니다. 러시아에서는 그에 대한 소송을 취하할 것이며 죄를 묻지 않겠다고 했지만 리더십에 상처를 입은 푸틴이 그를 그냥 놔두지 않은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합니다. 더욱이 벨라루스는 러시아의 영향이 강한 나라이기 때문에 그가 망명하더라도 안전한 곳이 아닙니다. 때문에 그가 최종적으로 있을 곳은 아니며 아프리카 정글로나 가야 그나마 안전할 거라는 얘기도 나옵니다. 물론 러시아 푸틴이 작정하고 죽이려고 한다면 지구 어디라도 안전한 곳은 없을 것입니다. 어떤 상황이든 그는 현재 사면초가 상태입니다.

프리고진은 어디에?

푸틴의 정치적 입지 전망 

이번 반란 사건으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사람은 아마도 푸틴일 것입니다. 우크라이나에서 16개월 동안 지속된 전쟁 중에도 러시아는 국내 경제 정상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푸틴은 계엄령을 선포하거나 국경을 폐쇄하라는 강경파의 요구를 묵살하였고, 러시아 엘리트들에게는 서방의 제재로 인한 고통이 새로운 사업 기회를 제공하고 서방 기업과의 경쟁에서 벗어난 내수 시장으로 보상되는 측면이 있었습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

그러나 이번 주말 크렘린의 권위에 대한 프리고진의 도전은 이러한 질서를 뒤집었습니다. 바그너 군대가 남쪽에있는 러시아 군사 본부를 점령 한 다음 수도에 들어갈 것을 맹세하면서 모스크바를 향해 북쪽으로 군대를 진군시키는 과정에서 러시아 정규군은 한 것이 없습니다. 위기는 토요일 늦게 프리고진이 그와 그의 군대가 기소를 피할 수 있도록 하는 거래에서 그의 군대를 철수하기로 동의했을 때에야 해소되었습니다. 일단 즉각적인 위협은 피했습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푸틴은 안정적으로 통치해왔다는 명성 이상의 것을 잃었습니다. 프리고진과 그의 군대가 처벌을 받지 않았다는 사실은 불충성을 용납하지 않는 단호한 지도자라는 이미지도 실추시켰습니다. 이러한 과정들을 보면 푸틴이 외부에 알려진 것보다 러시아에 대한 통제력이 예전같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미국에서는 일요일 프리고진의 반란이 푸틴의 권력 장악에 균열이 나타나고 있으며 “푸틴의 권위에 대한 직접적인 도전이다."라고 평하기도 했습니다. 더 혼란스러운 측면 중 하나는 푸틴이 프리고진과 러시아 국방부와의 공개적인 갈등을 해결하지 않고 사실상 방치한 것인데 그동안 프리고진은 노골적으로 러시아군 수뇌부를 공격하고 비하했습니다. 예전같으면 어려운 일입니다. 

쿠데타가 일어날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푸틴 대통령의 권력 장악에 대한 의구심을 불러일으킬 것이며 푸틴 대통령이 25년 정치 인생에서 최대 위기에 빠졌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평가하는 것은 대체로 서방의 시각입니다. 아마도 전쟁을 빨리 끝내기 위해서도 푸틴의 몰락을 바라는 것인데 그가 쉽사리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적지 않습니다. 적어도 예전같은 통제력은 발휘하지 못할 것이라는 예측은 어렵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이상과 같이 러시아 쿠데타 기도 사건과 푸틴의 정치적 입지에 대하여 전망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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